입력 : 2019-04-16 08:24:00 수정 : 2019-04-23 04:46:10 게재 : 2019-04-17 10:34:35 (19면)

아직도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면 막연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지역 기업이 많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를 뿐더러, 초기비용이 과도하게 들까봐 지레 겁부터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전도사를 자처한 기업이 있다. 어느 기업에나 있는 유휴공간을 조금만 활용하면 누구든지 신재생에너지를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관리비 절감은 물론 임대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기업이다.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설계부터 개발, 인허가, 운영관리까지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오니아에너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희망 기업 유휴공간 활용해 설치, 관공서 인허가 등 초기 단계부터, 업체의 시설 관리 부담 완벽 제거
24살에 맨주먹으로 회사 설립, 독일 유명 업체에 메일 보내고 업계 관계자에 매달려 지식 습득, 올해 매출 목표 200억 원 노려
■에너지 전환 선도하는 혁신기업
2012년에 설립된 아이오니아에너지는 태양광발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태양광발전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을 찾아 견적을 내준다. 기업 유휴공간을 활용해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데, 주로 지붕을 사용한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지붕형 태양광발전소의 설계부터 관공서 인허가, 기술실사, 시공까지 전 과정을 처리해 준다. 해당 기업은 일련의 진행 상황에 개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 심지어 설치 이후 태양광발전시설의 관리까지 아이오니아에너지에서 도맡는다. 태양광을 설치하지 않았으면 매년 고정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지붕 관리비용을 아끼게 되는 셈이다. 친환경적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는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이렇게 설치된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한국전력 자회사에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태양광발전 설비에 대한 임대료를 아이오니아에너지 측으로부터 받는다. 한국전력이라는 믿을 수 있는 고정 판매처가 있어 임대료 체납 등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등으로 관련 시장의 미래는 밝다.
계약 당시 정한 임대기간이 끝나면 기부채납 형식으로 기업이 직접 이를 운영하게 된다. 아이오니아에너지 강남욱 대표는 “최첨단 기술이 총집합되는 최근의 태양광발전소 모듈은 수십 년을 사용하더라도 효율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서부산유통단지 T-Plex 산업용품단지, 기장군 명례산업단지 입주업체, 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폐선부지 등에서 20㎿가 넘는 태양광발전소와 8㎿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184억 원 규모의 부산경남자동차부품기술사업협동조합 태양광발전소도 착공하는 등 좋은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지속가능 동반성장 꿈꾸는 젊은 CEO
강 대표는 올해 본격적으로 업체 외연 확장에 나선다. 기존에는 시공사에 하청을 줬던 태양광발전 설비 공사 작업을 직접 도맡아 하기로 한 것이다. 공사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신뢰도는 높이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신재생에너지 전문 인력 20여 명을 추가 채용한다.
올해 서른 두 살의 강 대표는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20대 초반 유학생활을 하며 보고 익힌 신재생에너지를 상대적으로 도입 수준이 미흡한 부산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 24세에 아이오니아에너지를 창업했다. 기술보증기금의 청년지원 자금 1억 원을 지원 받긴 했지만 사실상 맨손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의 유명 업체들에게 메일을 보낸 뒤 무작정 찾아가고, 업체 관계자들에게 매달리다시피 해서 관련 지식을 익혔다”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운영되는 유럽의 마을에서 한 달간 살아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의 절실함은 사업의 결실로 이어졌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5000㎾에 달하는 서부산유통지구 태양광 사업을 따내면서 점차 규모를 불려나갔다. 지난해 3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여러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200억 원 매출을 노리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 분야뿐만 아니라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대한 청사진도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강 대표의 목표는 사업 확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꿈꾼다. 태양광발전과 꼭 닮았다. 지난 연말 강서시니어클럽에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0만 원을 쾌척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연탄 봉사활동을 하는 등 사회공헌과 관련한 여러 계획을 그리고 있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태양광발전소를 무료로 설치하는 일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며 “동반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